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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들

이제 좋은 집을 짓고자 하는 우리의 선택은 패시브하우스다. 그렇다면 패시브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결로방지_지긋지긋한 결호와 곰팡이는 이제 그만!

 

공기는 온도에 따라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온도가 20인 어떤 공기가 최대 100g의 수증기를 품을 수 있다고 하자. 이때 그 공기 속에 실제로 포함된 수증기가 50g이라면 현재의 습도는 50%가 된다. 만약 온도가 10로 내려가서 40g의 수증기만을 품을 수 있다면, 이때의 습도는 100%가 남게 되고, 남은 10g의 수증기는 물방울이 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공기가 품을 수 있는 한도 이상의 수증기가 이슬로 맺히는 현상을_結露, Dew Condensation라 한다.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차가운 물병에 송골송골 물방울이 맺히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슬 맺힌 물병이야 타월로 한 번 닦아내면 그만이지만 건물에서의 결로는 그리 간단한 문제로 끝내지 않는다. 우선, 결로로 인해 축축해진 벽과 천장, 창틀 주변을 가장 먼저 찾는 불청객은 곰팡이다. 공기 중을 떠도는 곰팡이 포자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만 만나면 그곳에서 바로 둥지를 튼다. 그리고는 다시 퀴퀴한 냄새와 엄청난 포자를 뿌려대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물론 시꺼먼 얼룩을 바라보는 건축주의 마음도 편치는 않겠지만, 건물 자체가 입는 피해도 결코 만만치 않다. 결로수가 내부로 침투하여 내장재를 썩게 하거나 단열재와 구조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하찮아보여도 건물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존재가 바로 이 작은 이슬방울, ‘결로인 것이다.

 

결국, 집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덕목이야말로 결로 없는 주택일 수밖에 없다. 결로와 그 단짝인 곰팡이가 사람과 건물의 건강에 끼치는 해악이 너무도 크고 집요해서다. 실제로 저에너지 건축의 선구자 격인 독일에서조차 결로나 곰팡이와 같은 건물의 하자로 인한 분쟁이 전체 소송의 3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다. 우리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최근 공동주택의 결로 방지를 위한 설계기준을 제정하여 고시한 바 있다.

   

결로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온도를 높이거나 습도를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겨울철이면 호흡기 건강을 위해 가습기까지 동원하는 마당에 습도를 마냥 낮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창호나 벽체의 표면이 단열 부족으로 차가워진 상태라면 환기로 습도를 낮추거나 보일러만으로 온도를 높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단열을 강화해서 실내의 표면온도를 이슬점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 완벽한 단열성능을 자랑하는 패시브하우스야말로 결로와 곰팡이로부터 근본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니, 이를 패시브의 첫 번째 혜택으로 꼽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둘째, 열적 쾌적감_웃풍 없는 따뜻한 겨울

 

몇 년 전, 필자는 다용도실 쪽에 있는 방을 얼마간 사용해야 할 일이 있었다. 때마침 유례없는 혹한기에 접어들다 보니,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를 떨쳐내기 힘들었다. 웃풍이 너무도 심해 이불을 두 개씩 덮어야 겨우 잠을 이룰 정도였다. 오래된 아파트도 아니고 다용도실이라는 완충공간까지 있었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다용도실 한쪽에서는 고드름까지 버젓이 자라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결국 문제는 단열에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곧바로 보수공사에 돌입했다. 먼저 곰팡이와 습기를 깨끗이 제거한 후 다용도실 안쪽으로 얇은 단열재를 부착했다. 허술한 이중창호에는 페어 글라스로 된 PVC창호를 하나 더 덧댔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웃풍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편하게 잠들고 기분 좋게 깨어나는 쾌적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왜 이런 일까지 해야만 하는지... 지금도 그때의 소동을 생각하면 헛웃음만 나온다.

 

웃풍이란 온도가 내려간 벽체나 창호 주변의 차가운 공기가 다른 곳의 땨뜻한 공기와 맞물려 순환하는 일종의 대류현상이다. 차가워진 표면으로 체열을 빼앗기는 냉복사_Cold Radiation와 함께 거주자에게 열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심할 경우에는 마치 벽을 뚫고 바람이 불어오는 듯 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이유는 역시 벽체와 창호의 취약한 단열성능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단열과 기밀을 생명으로 하는 패시브하우스의 사전에 웃풍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하 10의 기온에도 창호의 실내 표면온도는 한결같이 17이상을 유지하니, 웃풍으로 인한 불쾌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셋째, 실내공기질 확보_언제나 코끝이 상쾌하다!

 

우리가 하루 동안 들이키는 공기의 양은 모두 얼마나 될까? 보통 1분에 16회 숨을 쉬고 한번에 0.5리터의 공기르 마신다고 하면, 하루에 마시는 공기의 양은 11,520리터나 된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무려 13.9kg에 이른다. 우리가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이 1.5kg 정도임을 생각하면 실로 대단한 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른 먹거리에 대해서는 그토록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우리가 들이키는 이 엄청난 양의 공기에 대해서는 거의 무감각하다.

 

이중에서도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상은 실내공기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일과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있지만, 점점 기밀해지는 건물과 화학물질로 범벅이 된 건축자재는 실내공기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어서다. 세계 보건기구도 실내공기의 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2012년 한 해에만 약 4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다.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은 수없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벤젠, 톨루엔 등의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다. 주로 가구나 내장재로 많이 사용되는 MDF, 합판, 시트지 등에서 서서히 기화되는 물질로, 초기 몇 년간 고농도로 방출되는 특징이 있다. 낮은 농도에서도 알레르기, 두통, 비염, 천식, 아토피 등의 원인이 되며, 심할 경우 신경질환과 암까지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부유 세균, 라돈 등 우리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실내공기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와 같은 오염물질을 지속적으로 외부로 배출하는 것이다. 오염된 공기를 신선한 공기로 계속해서 교체해주어야만 실내공기의 오염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패시브하우스라면 일단 안심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열회수형 환기장치가 고스란히 사계절 환기설비의 역할까지 수행해주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기에 필터를 설치하면 외부공기와 함께 유입되는 미세먼지와 꽃가루까지 걸러낼 수 있어 공기청정기가 따로 필요 없다. 이쯤 되면 실내공기질을 착실하게 관리해주는 패시브하우스야말로 건강주택이요 웰빙주택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넷째, 비용 절감_패시브는 무조건 경제적이다!

 

패시브하우스는 냉난방비를 기존 주택의 1/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건축비가 높은 만큼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는 반론도 있다. 평당 400~500만 원이면 꽤 괜찮게 지을 수도 있는데, 평당 600만 원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유지비 절감액이 누적될수록 초기투자비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더 큰 이득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세입자가 유지비를 내야 하는 상업건물에서는 건축주가 굳이 추가공사비를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긴 하다. 그렇지만 건축주가 직접 유지비를 부담해야 하는 단독주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백문이 불여일견! 왜 그런지를 패시브하우스와 일반주택의 난방비용을 통해 한번 따져보자. 건축면적 30, 100를 기준으로 에너지성능이 17리터인 일반주택과 1.5리터인 패시브하우스의 평당 건축비를 각각 500, 600만 원으로 가정하면 패시브에 소요되는 추가공사비는 3,000만 원이다. 그런데 패시브하우스는 단위 면적 당 15.5리터의 등유를 아낄 수 있으므로 연간 265만 원=100x15.5L/x1,450/L/85%의 난방비가 절감된다. 따라서 이자율은 0, 에너지가격은 불변으로 가정하면 114개월 만에 3,000만원의 초기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주택의 수명을 30년으로 잡으면 4,930만원의 추가 이득도 가능하다. 만약 등유보다 저렴한 도시가스를 사용한다 해도 회수기간은 18년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20%의 추가공사비 역시 패시브의 보급 속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도입 초기단계를 이제 막 벗어난 유럽의 경우에는 추가비용이 전체공사비의 5~10%수준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냉방비 절감, 쾌적도 증대와 같은 유무형의 효과는 물론 가파르게 오를 미래의 에너지가격까지 고려하면 패시브의 경제성은 더욱 확실해지는 셈이다.

 

마지막, 탄소 발자국 지우기_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

 

우리는 언제나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다. 그것은 내 존재의 흔적이다 우리 삶의 발자취다. 그런데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이 지구에 남기는 또 하나의 흔적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탄소 발자국이다. 탄소 발자국이란 사람의 활동이나 제품이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인간이 남긴 엄청난 양의 탄소 발자국은 불과 100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45억 년을 살아온 지구를 고통 속에서 신음하게 만들었고,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라는 부메랑으로 다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세계 각국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제한하자는 기본원칙을 정하고 이산화탄소의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하기에 이른다. 물론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시행과정에서의 진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지구촌 가족의 협력이 이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공감대만큼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 교토의정서를 비준한 이후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전체 에너지소비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건물 부문은, 이미 많은 효율화가 이루어진 산업과 교통 부문에 비해 온실가스의 감축 여지가 훨씬 더 많은 편이다. 그만큼 건물의 에너지 과소비가 만연해 있다는 뜻이고, 바로 이 대목에서 패시브하우스의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도요타 프리우스, 1997년 출시된 이래 15년 동안 300만대나 팔려나간 고효율 하이브리카의 대명사. 제원상 연비는 리터당 21km이지만 그것을 훌쩍 뛰어넘은 실 연비는 가히 양산차 중 최고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 프리우스 오너들에게는, 적은 기름으로 오래 달리는 것 자체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결국 그들에게 프리우스를 탄다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 일종의 즐거운 놀이가 된다. 패시브도 마찬가지다. 이 집이 제공하는 놀라운 효율은 거주자에게 단순한 유지비 절감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내가 꿈꾸던 집을 지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나의 탄소 발자국을 하나씩 지워가는 기분 좋은 실천이 된다. 지구도 사람도 모두 행복해지는 방법, 바로 패시브하우스다.

출처]패시브하우스 콘서트/배성호지음/주택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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